국민일보/2007년 7월 북한미술전시회/문화예술로 남북빗장열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03-20 00:31 조회2,973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북한 미술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전시회가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갤러리와 잠실 삼성어린이박물관에서 나란히 열린다. 우리 근대회화의 원형을 보는 듯한 전시회는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고졸한 맛을 안겨준다. 특히 골뱅이를 재료로 한 북한식 오브제 작품 등은 보는 이로 하여금 경탄을 자아내게 한다.
국민일보갤러리에서 27일까지 계속되는 '평화통일기원 북한미술전'은 1990년대부터 북한 미술작품을 수집해온 강희정 북한현대미술연구소장(한밭대 교수)의 컬렉션 50여점을 선보인다. 강 소장이 중국 런민대학 유학 당시 담백한 풍경화에 반해 만수대창작사 해외개발회사그룹 김희득 사장을 비롯한 여러 경로를 통해 입수한 작품들이다.
그는 "북한 미술은 정확한 묘사나 수공업적인 정성이 누구도 따를 수 없을 만큼 뛰어나다"며 "이를 바탕으로 창작성만 갖춘다면 세계 미술시장에 내놔도 호평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 작가는 '인민예술가' 칭호를 받은 김성근 김성민 성우영 등. 조선화(한국화), 유화, 만년화, 수예 등 다양한 작품이 걸렸다. 만년화는 1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그림이란 뜻으로 김일성 주석이 이름붙였다. 북한의 국가발명심의위원회에서 특허권까지 부여받은 진귀한 화법으로 검거나 풀색 바탕에 그린 금니화(金泥畵)이다. 자개를 붙여 만든 풍경화도 출품됐다.
관람객들의 시선을 압도하는 작품은 '파도의 대가'로 불리는 김성근 화백의 100호짜리 '파도'. 무지개다리 모양의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와 포말이 너무 사실적이어서 실제 풍경을 보는 듯하다. 김 화백은 1971년 조선화창작단에 들어가 98년 인민예술가가 됐다.
또 '미술신동'으로 불리며 국가미술전람회에 14차례나 수상한 김성민의 조선화 '봄맞이'는 우리 여인네의 빼어난 관능미를 묘사했다. 골뱅이와 다슬기 껍데기를 재료로 한 '모자', 침선(針線)의 미학을 보여주는 '사냥개' 등도 볼만하다(02-781-9218).
삼성어린이박물관이 기획한 '그림으로 만나는 북한 친구들'은 북한 어린이들이 그린 작품 20여점을 전시한다. 남쪽 어린이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인물화와 자연, 생활, 평화 등을 주제로 한 수묵화 등이다. 씨름대회, 동물원, 병원 등의 풍경을 담은 그림들은 친근한 분위기가 잘 전달돼 60여년을 떨어져 살았어도 남북한의 정서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꽃 새 과일 등을 소재로 한 그림도 어린이 그림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만큼 붓터치가 뛰어나다.
전시와 함께 남한 어린이들이 북한 어린이들에게 우정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10일∼8월26일(02-2143-3600).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